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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Universe

신들의 세계


나의 연구는 어처구니 없게도 어느날 꾼 꿈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꿈에서 나는 


 

다른 건 알 수 없었으나

나는 분명 신들의 세상을 걷고 있었다

 

온갖 색들로 물들여진 그 세상은

땅이 하늘을 이루었고, 하늘은 곧 바다였으며, 바다는 산을 이루고 있었다.

,

위에서 아래로 타내리는 불은 아름답되 뜨겁지 않았고

하늘을 가로질러 흐르는 물은 칠흑처럼 어둡되 차갑지 않았다  .

 



무엇이든 존재하되, 그 어떤 규칙도 없었다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고, 평화롭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긴장감이 혼재했다

너무나도 모든 것이 살아 숨쉬고,

너무나도 무겁게 멈춰있는 듯 했다

 

 

마치 축제의 퍼레이드를 따라가는 관광객처럼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곳을 미끄러져갔다.

 

 

어느 새, 수 없이 많고 다양한 신들이

너무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그곳에 있었다.

나는 그들을 처음부터 보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그들이 있어왔음을 깨닫지 못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너무나도 많이 달랐지만

그렇다고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걸어 다니는 신도, 날아다니는 신도 있었고

갑자기 나타나거나 모르는 사이 사라져버리는 신도 있었다

있지만 보이지 않는 신도, 보이지만 실체가 없는 신도 있었다

원래는 신이 아니었지만 알고 보니 신인 것도 있었고

원래는 신이었지만 더 이상 신이라 하기 힘든 것도 있었다

 

그 어느 신도 빛으로만 가득 차지 않았고

그 어느 신도 어둠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신들은 그저 각자의 뜻에 따라

서로 다른 비율의 빛과 어둠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빛이라 하여 어둠을 이기는 것도 아니었고

어둠이라 하여 악한 것도 아니었다

빛과 어둠은 원래부터 대립하지 않았고

그 어느 신도 선악을 대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그들일 뿐이었다.

 

신들은 그 고요하고 웅장한 움직임으로

무수한 진동을 만들어 냈고

믿을 수 없이 많은 우주들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곧 여러 우주로부터 증폭된 파장들이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 파장들은 신들을 위한 힘의 원천이 되었다

 

 

신들도 거래를 했다.

신들도 사업을 했다.

신들도 대가를 치러야 하고

신들도 노력해야 했다.

 

 

거래의 수단이자 화폐로서

그들은 각자가 되돌려 받은 파장들을 주고 받았다.

온갖 세상으로부터 수집된 그 파장은

여러 우주의 지적 존재들의 생각이 만들어 낸

믿음이고 기도였으며 희망이었고 꿈이었다.